광복 80주년 통일선교 연합 컨퍼런스

광복 80주년 기념 통일선교 연합 컨퍼런스가 ‘통일선교연합사역의 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광복절 당일인 8월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세계선교센터에서 개최됐다.
컨퍼런스는 통일선교 연합사역의 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각각 3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이번 컨퍼런스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7개 통일사역기관이 연합해 통일선교의 현실을 진단하고 미래를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 7개 기관은 통일선교 전략을 개발해 온 기독교통일포럼(상임대표 김병로 교수), 한국교회 미래 목회 방향성을 제시해 온 미래목회포럼(대표 황덕영 목사), 북한 및 통일선교 실무 사역자들로 구성된 북한기독교총연합회(회장 서경화 목사, 이하 북기총)와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회장 이무열 목사, 이하 북사목), 통일선교 방향성과 비전을 공유해 온 선교통일한국협의회(대표회장 황정수 목사, 이하 선통협), 복음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대표회장 오정현 목사, 이하 쥬빌리), 그리고 교단별 통일선교 기관들의 연합체인 한국교회통일선교교단협의회(회장 김찬곤 목사, 이하 한통협)다.
◈통일선교 연합사역의 과거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과
북한교회 재건, 대표 사역
교계 연합운동 씨앗까지

컨퍼런스 1부에서는 백낙균 목사(미래목회포럼 사무총장)를 좌장으로 조기연 목사(선통협 공동대표)가 ‘한국교회 연합 통일선교운동의 과거 고찰과 제언’을 주제로 발제했다.
조기연 목사는 “1990년대 동구권 해체와 북한 식량 위기로 인한 대량 탈북 등은 북한 붕괴 기대와 더불어 실향민 목회자들에게 통일 준비의 시급성을 느끼게 했다”며 “북한 복음화를 위해 해방 전 존재했던 교회들의 재건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북한교회 재건운동’이 시작됐고, 먼저 굶주리는 북한 동포들부터 살려야 한다는 동포애로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이 시작되면서 한국교회의 북한 선교가 본격 시작됐다”고 회고했다.
조 목사는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은 북한교회 재건운동을 일으킨 가장 중요한 동인이었다”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산하에 만들어진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본부’는 실제로 북한과의 교류·지원을 진행했고, 이를 통해 북한 실정을 직접 알게 됐고 성금을 전달해 북한교회 재건을 위한 헌금이 유효하게 사용되는 개연성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는 “복음통일과 북한선교를 통해 연합된 한국교회는 이러한 ‘연합적 통일선교운동’을 통해 △탈북민을 통한 북한 선교 사역 △‘북한교회 재건 3대 원칙’ 등 한국교회 연합적 통일선교정책 합의 도출 △국내 탈북민들을 통한 통일선교 목회 실천 △통일선교 일꾼 양성 필요성과 학교 운영 등의 열매를 거뒀다”며 “탈북민 유입이 늘면서 한국교회 안에 탈북민 부서가 생겨나고, 탈북 관련 사역이 확장되면서 북한 사역자들의 폭이 자연스럽게 넓어졌다”고 소개했다.
조 목사는 “이처럼 복음통일과 북한선교는 교회연합의 중요 동인도 될 수 있다. 쌀 나누기 운동과 북한교회 재건운동이 한국교회 연합의 동력이 되고 열매들이 도출됐듯, 광복·분단 80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다시 한번 복음통일과 북한선교를 통한 연합의 동력이 확보되길 바란다”며 “각 교단은 통일선교에 대한 중장기적 비전 비전과 계획 수립, 전문 연구그룹 형성과 연합 포럼, 탈북민 목회자와의 멘토-멘티 동역 등 한국교회와 탈북민, 목회자와 평신도가 동역을 이뤄 복음통일을 준비하고, 남북 교회가 연합해 세계 선교를 통한 하나님 나라 성취 사명을 감당하는 통일코리아 한국교회가 이뤄지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혔다.
토론에서 탈북민 김영호 전도사(북기총)는 “탈북민들은 이제 더 이상 한국교회에 손을 내밀기보다, ‘선행적 통일민’으로서 복음통일에 대한 방향성과 당위를 선포하면서 한국교회를 선도해야 한다”며 “북한 선교의 현장이고 실제이자 통일 준비의 길잡이인 탈북민 교회와 하나 되어 북한 땅에 하나님의 교회를 재건하고, 서울에서 평양으로 그리고 예루살렘까지 복음의 확장을 위해 아름다운 협력과 헌신이 탈북민 교회와 한국교회에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통일선교 연합사역의 현재
국제정세와 北 전략 달라져
통일보다 평화 공존 추구?
3축 평화기획과 北 국제화
2부에서는 이병철 목사(쥬빌리 부상임위원장)를 좌장으로 김병로 교수(기독교통일포럼 상임대표)가 ‘통일선교 환경의 도전과 응전: 통일선교 연합 사역의 현재’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병로 교수는 “새 정부는 한반도 긴장 완화와 남북관계 복원을 시도하고 있지만, 국제정세 변화와 180도 달라진 북한의 대남 전략으로, 기존 방식의 대북 정책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며 “남북관계도 탈냉전 35년 동안 민족에서 국가 관계로 변했다. 민족 유대와 통일비전을 바탕으로 추진했던 기존의 남북 교류 선교 방식과 중국·러시아를 통한 대북 활동의 제약으로 북한 선교의 동력이 떨어져, 통일선교 운동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통일선교가 직면한 도전은 3가지다. 먼저 북한 핵문제 해법과 북한 붕괴 담론에 대한 의견 차이가 크다. 둘째로 통일 환경 급변으로, 통일보다 평화 공존으로 목표를 수정해야 하는가의 문제”라며 “셋째로 북한과의 교류·대화와 변화 유도 중 무엇을 우선으로 할지 진영 간 팽팽한 대립 문제다. 그러나 진보와 보수는 어느 사회나 존재하고 둘 사이의 긴장과 갈등은 소모적으로만 흐르지 않으면 사회의 생동력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급변하는 오늘의 현실을 보는 의견은 양분된다. 한편에선 우리도 독일처럼 북한이 아무리 통일과 민족을 폐기하고 ‘투(two) 코리아’를 주장해도 통일을 포기하지 말고 민족 관계를 고수하자고 하고, 다른 편에선 현실과 국민 의식 변화로 볼 때 통일은 요원하므로 공존과 평화 우선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둘 사이에서 현실과 비전을 융합하는 창의적 통일구상을 찾아야 한다. 북한의 ‘투 코리아’ 정책에 대응하는 신(新)통일 구상으로, 양국 간 국가연합 방식의 공존형 통일모델을 제안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공존형 통일구상을 위해선 3축 평화기획과 북한 국제화가 핵심이다. 3축 평화기획은 한반도 문제를 풀기 위해 핵문제와 평화 체제, 경제 협력 등 3개 차원을 연계하는 것이고, 북한 국제화는 극단적으로 폐쇄된 북한을 국제사회에 편입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한국은 이제 전략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북한과 통일, 이념 갈등에 대한 관점을 정비하고 통합적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 국제기구와 다자 교류망을 활용해 공간을 넓혀 나가야 한다. 기독교계의 세계 선교 역량과 선교 네트워크를 동원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이수봉 박사(예장 합동 통일목회개발원 연구소장)는 “북한은 정부뿐 아니라 한국교회 북한선교단체와 NGO의 교류마저 거부하고 있으므로, 그 이유를 반성적으로 검토하는 작업부터 선행해야 한다”며 “북한이 받아들일 수 없는 선교 정책을 유지하면, 우회로도 막힐 것이다. 복음은 공격용 무기가 아닌 사랑과 은혜와 화해의 소식이므로, 이런 반성적 분석 없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통일선교 연합사역의 미래
北 교회, 확인 못하나 확신
北 복음화·교회 개척 목표
탈북 교회·성도 활용 필요
3부에서는 정베드로 목사(한통협 사무총장)를 좌장으로 정형신 목사(북기총 직전 회장)가 ‘북한 복음화와 교회 개척, 그리고 복음통일’을 주제로 발제했다.
정형신 목사는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것들을 먼저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국내에 입국한 3만 4천 탈북민들 중 1만여 명의 탈북 그리스도인들과 200명 이상의 목회자, 최소 92곳의 탈북민 교회가 배출됐다”며 “북한에 그리스도인들이 존재한다는 것도 확인할 순 없지만 확신할 순 있다. 하나님은 혹독한 아합 왕 치하에서도 바알에 무릎 꿇지 않은 7천 명을 남겨두고 보호하셨던 분”이라고 전했다.
복음통일로 가는 장애물에 대해선 △전도 대신 이미지 관리하는 교회와 성도들 △아무것도 손해보지 않으려는 마음: 준비되지 않았다며 미루는 북한 선교 △북한 복음화가 아닌 평양 복음화: 평양 밖 주민들에게 먼저 가라 △북한 정권과의 관계에 대한 불분명한 입장: 북한 정권과의 대화 목적은 주민들의 인간적인 삶 보장 △서로 먼저 가르치려는 욕심: 상대방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교만 등을 꼽았다.
정 목사는 “한국교회는 북한 선교의 분명한 방향을 북한 사회 변화나 개혁개방이 아닌, 북한 복음화와 교회 개척으로 잡아야 한다. 인구 대비 기독교인 비율이 15% 이상 되면 복음화(reached)가 이뤄진 것으로 보는 점에서, 북한에는 약 375만 성도와 1만 9천 교회가 있어야 한다”며 “지금부터 북한 복음화의 십일조를 심는 마음으로 최고 37만 5천의 잠재적 성도가 준비되도록 방안을 모색하고 기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탈북민 교회와 성도들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한국교회 통일 준비의 가장 큰 장애물은 통일선교 사역을 이어갈 차세대 사역자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탈북민 목회자 훈련에 열심을 내고, 탈북민 교회를 통해 차세대 통일선교 사역자들이 준비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서 오일준 목사(기독교통일포럼 사무총장)는 “오늘날 통일선교는 점점 더 복잡한 국제정치와 심리전, 문화선교 요소 등이 교차하는 다층적 사역이 되고 있으므로, 이상주의나 단선적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며 “복음의 순수성은 언제나 지켜져야 하지만, 그 순수성이 보다 전략적이고 입체적 방식으로 구현되도록 연합사역의 지혜가 더해져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선 개회예배에서는 이무열 목사(북사목 회장) 사회로 서경화 목사(북기총 회장)의 기도, 남북연합 한반도찬양단의 특송 후 정성진 목사(쥬빌리 상임고문, 미래목회포럼 전 이사장)가 설교하고 유관지 목사(쥬빌리 상임고문)가 축도했다.
이후 컨퍼런스에 앞서 박동찬 목사(컨퍼런스 상임위원장, 일산광림교회)의 환영사와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의 축사, 김찬곤 목사(한통협 회장)가 격려사를 각각 전했다.
상임위원장 박동찬 목사는 “올해는 광복 80주년과 분단 80년을 동시에 맞는 해로, 어느 때보다 통일로 가는 문을 열기 위해 화해와 상생, 공영과 평화 구현이라는 시대적 요청을 받고 있다”며 “이때 교회가 연합해 복음적 평화통일 한국의 미래를 열 수 있다. 통일의 문을 활짝 열기 위해 나아갈 길이 무엇인지,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와 실질적 방안은 무엇인지 전문가들과 함께 찾아보고자 한다”고 취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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